스마트폰없이 살아보기

퇴근 후 3시간 디지털 금식 실험기 - 가족과의 관계는 달라졌을까

supply87746 2025. 6. 28. 21:00

퇴근해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던 나

퇴근하면 진짜 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회사에서 돌아온 뒤에도 손에는 늘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고, 머리는 알림과 메시지로 가득했다. 가족과 같은 공간에 있어도 대화보다는 영상, 소셜미디어, 뉴스에 집중했다. 어느 날 딸이 무심코 말했다. “아빠는 맨날 폰만 봐.” 그 말이 충격이었다. 나는 진심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지만, 실상은 '접속'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퇴근 후 3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 TV, 노트북 없이 살아보자. 디지털 금식 실험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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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식 첫 3일, 낯설고 불편했던 고요함

디지털 금식 첫날, 생각보다 손이 허전했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찾는 습관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느낄 수 있었다. 거실에 앉아도 TV를 켤 수 없고, 유튜브도 볼 수 없으니 막막했다. 가족과 앉아 있어도 대화는 어색했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고요함 속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저녁을 함께 먹고, 아이와 책을 읽고, 아내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생겼다. 이전에는 대화 중에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는데, 이제는 눈을 마주치며 진심을 나누기 시작했다.

 

 

관계 회복의 시작, 디지털 금식이 바꾼 대화의 온도

3일이 지나고 일주일이 되자 가족의 반응도 달라졌다. 딸은 “아빠가 요즘 나랑 더 잘 놀아줘서 좋아”라고 말했다. 작은 말이었지만 큰 울림이었다. 아내와도 대화의 양과 질이 함께 늘었다.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를 잘 몰랐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디지털 금식 3시간은 단지 기기를 멀리한 것이 아니라, 관계에 다시 연결되는 통로가 되었다. 가족 간의 대화가 자연스러워지고, 웃음이 늘어났으며, 감정 표현도 더 자주 하게 됐다.

 

 

디지털 금식 이후의 습관과 앞으로의 다짐

30일의 실험이 끝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저녁 3시간만큼은 스마트폰을 멀리한다. 알림을 꺼두고, SNS는 정해진 시간에만 확인한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 아내와 나누는 대화를 더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과거에는 화면 속 세상에 빠져 진짜 일상과 멀어졌다면, 지금은 사람과 마주하는 시간이 진짜 휴식이라는 걸 느낀다. 디지털 금식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관계 사용법’을 바꾼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이 작은 습관을 지켜가려 한다. 화면을 끄자, 마음이 열렸다.